30초 요약
- 이혼하지 않은 채 상간자만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직접적인 성관계 증거 없이 위자료 2,700만 원(청구액 3,000만 원의 90%)을 인정받았습니다.
- 부정행위는 성관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통화·문자 횟수, 기지국 위치, 음성 녹음 등 간접증거를 촘촘히 쌓아 관계를 입증했습니다.
- 통신 기록은 유효기간이 있어(통화 약 1년, 카카오톡 약 3개월) 사라지기 전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우자의 외도가 의심되는데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요. 이걸로 소송이 될까요?” 상간 소송을 앞둔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걱정입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성관계 증거가 없어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최지연 변호사가, 공원에서 찍은 영상 한 편 외에는 직접 증거가 없던 사건에서 간접증거를 촘촘히 쌓아 위자료 2,700만 원을 인정받은 실제 사례를 정리합니다.
유일한 직접 증거는 공원 영상 한 편
사건 개요 — 물을 때마다 말이 바뀌었다
의뢰인은 결혼 20년 차, 미성년 자녀 둘을 둔 분이었습니다. 평범하던 부부 사이에 어느 날부터 배우자가 운동을 핑계로 새벽 일찍 나가거나 밤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배우자가 만취해 새벽에 귀가했는데, 휴대전화에 어떤 남자 이름으로 “잘 들어갔냐”는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누구냐고 묻자 배우자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가, 이후에는 “회식 자리에서 다른 직원이 부른 사람”, 그다음에는 “다른 직원의 수영 강사”라고 물을 때마다 대답을 바꿨습니다. 의뢰인이 확보한 직접 증거는 단 하나, 어두운 공원에서 배우자가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기대 앉아 있는 영상뿐이었습니다. 호텔 출입 사진도, 성관계를 입증할 자료도 전혀 없었습니다.

성관계 증거가 꼭 있어야 할까
부정행위는 성관계 증거가 없어도 성립합니다
상간 소송에서 말하는 부정행위는 성관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부정행위란 성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명백히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접적인 성관계 증거가 없더라도,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점을 간접증거로 충분히 입증하면 위자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전략도 바로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횟수와 위치가 말해 주는 것
간접증거를 촘촘히 — 통화 횟수와 기지국 위치
먼저 통신사와 카카오톡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배우자와 상대방 사이의 연락 내역을 확보했습니다. 통화·문자의 구체적 내용까지는 알 수 없어도, 횟수·발신 시간·발신 기지국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로 정리하니 흐름이 뚜렷했습니다. 1~2월에 각 1회이던 연락이 5월부터 7회, 13회, 9월에는 22회까지 급증했습니다. 단순한 동호회 사이라기엔 지나치게 잦았습니다. 소장 접수 사실을 알린 뒤에는 통화가 확 줄었지만, 이번엔 카카오톡으로 연락 수단을 바꾼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핵심은 기지국 위치 분석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심야에 배우자의 자택 인근 기지국에, 배우자가 이른 아침에 상대방의 자택 인근 기지국에 잡힌 기록이 여러 차례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가족 여행을 간 날 상대방이 의뢰인의 자택 인근에서 통화한 기록도 있었습니다. 월별 연락 양상과 행적을 별지로 정리해 제출했고, 그 분량은 상당했습니다.

‘정리해야 되니까’라는 말의 무게
말 바꾸기를 잡아낸 음성 녹음과 반박 깨뜨리기
또 하나 중요한 증거는 음성 녹음이었습니다. 의뢰인이 배우자와 대화하며 녹음한 파일에는, 물을 때마다 말이 바뀌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왜 또 만났냐는 추궁에 배우자는 “정리해야 되니까 불렀다”고 답했습니다. ‘정리해야 한다’는 말 자체가 정리할 관계가 있었음을 자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방 측은 “같은 운동 동호회에서 알게 된 사이일 뿐, 교제 사실은 없다”며 배우자의 사실확인서까지 제출했고, 만남 날짜마다 카카오톡 캡처를 붙여 “그날은 동호회 모임이었다”는 식으로 일일이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이 반박도 하나씩 깨뜨렸습니다. “대회 연습차 만났다”는 날짜는 확인해 보니 대회 요강이 공지되기도 전이었고, “타 지역에서 업무 중이었다”는 날짜도 이동해 만날 시간이 충분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날 상대방의 차량에 배우자가 함께 탄 것을 의뢰인이 직접 목격한 증거도 제출했습니다.
간접증거가 만든 결과
법원의 판단 — 위자료 2,700만 원 인용
법원은 ① 배우자 있는 사람과 장기간 빈번하게 연락한 점, ② 동호회 활동을 지속한 점, ③ 수차례 상대방의 거주지 근처에서 만난 점, ④ 공원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신체 접촉이 있었던 점을 종합했습니다. 그리고 피고가 제출한 사실확인서만으로는 이러한 판단을 뒤집기 부족하다고 보아, 위자료 2,700만 원을 인용했습니다.
3,000만 원을 청구해 2,700만 원이 인정됐으니 인용률이 90%에 이릅니다. 이혼도 하지 않았고 직접적인 성관계 증거도 없는 사건에서 이 정도 금액이 나온 것은, 간접증거를 촘촘히 쌓은 결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하실 것이 있습니다. 증거에는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통신사 통화 기록은 보통 1년, 카카오톡 대화 로그는 약 3개월까지만 조회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므로, 외도를 발견하셨다면 소송 여부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전문가와 상담해 증거 확보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성관계 직접 증거가 없어도 상간 소송에서 이길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이 사건처럼 통화·문자 횟수, 기지국 위치, 음성 녹음 등 간접증거를 촘촘히 쌓으면 부적절한 관계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직접 증거 없이 위자료 2,700만 원이 인정됐습니다.
부정행위는 꼭 성관계가 있어야 인정되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부정행위를 성관계에 국한하지 않고,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봅니다. 지속적인 만남과 연락, 신체 접촉 등도 종합적으로 부정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통화 내역이나 카카오톡도 증거로 쓸 수 있나요?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면 통화·문자·카카오톡의 횟수, 시간, 발신 기지국 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지국 위치는 그 시간에 어디 있었는지를 추정할 수 있어 관계 입증에 유용합니다.
상대가 “동호회에서 알게 된 사이일 뿐”이라고 하면 어떻게 반박하나요?
상대의 해명을 구체적 사실로 하나씩 반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대회 연습차 만났다”는 날짜가 대회 요강 공지 전이었던 점, “타 지역 업무 중”이라던 날 이동해 만날 시간이 충분했던 점 등을 입증해 해명을 깨뜨렸습니다.
외도를 의심하는데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먼저 전문가와 상담해 확보 가능한 증거와 그 시점을 점검해야 합니다. 통화 기록(약 1년), 카카오톡 로그(약 3개월)처럼 증거에는 유효기간이 있어, 시점을 놓치면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