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초 요약
- 부동산가압류는 만능이 아니다. 실제로 필요한 경우는 생각보다 적고, 비용이 따로 든다.
- 필요한 조건은 하나다. 임대인에게 지킬 가치가 있는 다른 재산이 있는가.
- 전셋집만 보고 경매를 넣으면 유찰이 반복되고, 결국 임차인이 그 집을 떠안는 결과가 될 수 있다.
- 회수 순서는 재산조사, 예금 압류, 다른 부동산, 전셋집 경매 순이다. 순서를 바꾸면 손해다.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는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가압류부터 걸어야 하느냐입니다. 인터넷에는 일단 가압류를 하라는 글이 많고, 실제로 그렇게 권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압류는 공짜가 아닙니다. 담보 제공을 위한 공탁금이나 보증보험료가 들고, 채권보전의 필요성을 따로 소명해야 합니다. 저희가 가압류를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하는 이유입니다. 어떤 때 실익이 있고 어떤 때 비용만 나가는지 갈라서 정리하겠습니다.
왜 막히나
1. 부동산가압류를 고민하게 되는 상황
① 임대인은 새 세입자 돈으로 돌려준다
임대인 상당수는 만기에 새 세입자를 구해 그 보증금으로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줍니다. 보증금이 임대인의 현금으로 남아 있지 않고 갭투자나 다른 곳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새 세입자가 들어오지 못하면 반환 자체가 멈춥니다.
② 새 보증금이 기존 보증금에 못 미치면 차액이 남는다
새 세입자에게 받는 보증금이 기존 보증금보다 적으면 그 차액은 임대인이 현금으로 채워야 합니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당장 마련할 수 있는 임대인은 많지 않습니다. 이때 임대인이 내놓는 답은 대부분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것이고, 그 기간에 임차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줄어듭니다.
③ 압류가 하나 들어오면 그다음은 빨라진다
등기부에 가압류나 국세 체납 압류가 찍히면 새 세입자는 들어오지 않고 보증보험 가입도 막힙니다. 임대인은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게 되고, 그사이 다른 채권자의 압류가 계속 쌓입니다. 기다린다고 나아지는 국면이 아니라 나빠지는 국면입니다.
필요한 상황
2. 부동산가압류가 실제로 필요한 4가지 경우
① 임대인에게 다른 부동산이 있을 때
가압류의 목적은 판결을 받을 때까지 재산을 묶어두는 것입니다. 묶을 재산이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계약서에 적힌 임대인 주소지의 등기부를 떼보면 다른 부동산 보유 여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② 재산을 처분하거나 명의를 넘기는 정황이 있을 때
보증금 반환을 앞두고 배우자나 자녀에게 부동산을 넘기거나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값에 파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미 넘어간 뒤에는 사해행위취소소송이라는 훨씬 무거운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정황이 보이는 단계에서 묶는 편이 비용과 시간 모두 유리합니다.
③ 만기 전이지만 반환 불능이 명백할 때
만기 전에도 부동산가압류는 가능합니다. 다만 채권보전의 필요성, 즉 만기에도 보증금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소명해야 합니다. 인근 전세 시세와 매매 시세 조사자료, 등기부상 선순위 채권 내역이 그 근거가 됩니다.
④ 임대인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할 때
가압류가 걸리면 임대인은 그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쓸 수 없습니다. 다른 재산이 실제로 있는 임대인이라면 이 시점에 태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재산이 없는 임대인에게는 아무런 압박이 되지 않습니다.
안 하는 편이 나을 때
3. 부동산가압류를 권하지 않는 경우
① 전셋집 말고는 재산이 없을 때
임대인 명의 재산이 임차인이 사는 그 집뿐이라면, 가압류를 걸어도 얻는 것이 없습니다. 이미 대항력과 확정일자로 순위를 확보한 상태이므로 그 집에 대한 권리는 가압류 없이도 유지됩니다. 비용만 나가고 회수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② 소액 채권에 가압류 비용이 더 클 때
가압류에는 담보 제공이 따르고 그 자체로 현금이 묶입니다. 회수 가능 금액과 비용을 견주어 실익이 남지 않으면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상담 단계에서 이 계산을 먼저 해보지 않고 일단 걸자고 하는 곳은 한 번 더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③ 만기 전 소송의 소송비용을 감수하기 어려울 때
만기 전에 소를 제기했는데 임대인이 만기에 맞춰 보증금을 돌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수 자체는 잘된 일이지만, 이때는 소송비용을 임대인에게 청구하기 어려워집니다. 반환 가능성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면 회수 속도와 비용 중 무엇이 급한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경매의 함정
4. 전셋집 경매가 답이 아닐 수 있는 이유
① 선순위 임차인이 있으면 유찰이 반복된다
승소한 뒤 살던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은 낙찰자가 보증금을 인수해야 합니다. 보증금이 시세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크면 굳이 낙찰받을 사람이 없습니다. 경매는 통상 1회 유찰마다 최저매각가격이 20%씩 내려가면서 기간만 길어집니다.
② 결국 임차인이 낙찰받게 되는 상황
아무도 들어오지 않으면 임차인이 직접 낙찰받는 선택지가 남습니다. 이때 매각대금과 배당받을 보증금을 상계할 수 있어 추가 자금 없이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다만 임차인이 소유자가 되면 임대인 지위와 임차인 지위가 한 사람에게 모여 임차권은 소멸합니다. 현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을 떠안는 결과라는 뜻입니다.
③ 판단 기준은 시세와 보증금의 차이다
시세가 보증금보다 충분히 높으면 자가낙찰은 유리한 선택입니다. 시세 3억 원짜리 빌라를 보증금 상계로 2억 원대 초반에 가져오는 식입니다. 반대로 시세가 보증금에 못 미치면 손실을 확정하는 선택이 됩니다. 선순위 근저당이 있으면 셈이 또 달라지므로 등기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④ 그래서 다른 재산을 먼저 본다
전셋집 경매는 마지막 카드입니다. 임대인의 다른 재산에 대한 집행을 먼저 시도하고, 회수한 금액만큼 미회수 보증금을 줄인 뒤에 경매로 넘어가는 편이 낙찰 가능성도 높이고 손실도 줄입니다.
집행 순서
5. 승소 후 회수하는 순서
① 재산조사
판결을 받으면 재산명시와 재산조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임대인의 금융거래 내역과 부동산 보유 현황이 드러납니다. 소송 전에는 볼 수 없던 정보이므로, 자력이 없어 보이던 임대인의 계좌에서 예금이 확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② 예금 채권 압류와 추심
주거래 은행과 급여계좌를 특정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합니다. 실무에서 임대인의 태도가 바뀌는 지점이 대개 여기입니다. 계좌가 묶이면 공탁 없이는 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③ 다른 부동산 강제경매
실익이 있는 부동산이 확인되면 강제경매를 신청합니다. 앞서 가압류를 걸어둔 재산이 있다면 이 단계로 바로 이어집니다.
④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회수가 지연되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금융거래에 제약이 생기므로 임대인에게는 실질적인 부담이 됩니다.
⑤ 지연이자와 소송비용도 함께 청구한다
임차권등기를 마치고 이사해 점유를 넘긴 다음 날부터 민법 제379조의 연 5%가 붙고, 소장 부본이 임대인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에 따라 연 12%가 적용됩니다. 승소 시 변호사 보수를 포함한 소송비용도 청구할 수 있으나, 실제 지급액 전부가 아니라 대법원규칙이 정한 소송목적의 값별 한도까지만 산입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일단 가압류부터 걸어두는 게 안전하지 않나요?
Q2. 만기 전인데도 가압류가 되나요?
Q3. 임대인 재산이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나요?
Q4. 제가 살던 집을 낙찰받으면 보증금은 어떻게 되나요?
Q5. 소송을 하면 임대인이 더 버티지 않을까요?
Q6. 소송비용은 임대인에게 다 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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