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학폭에서 합의는 사과·화해·금전배상·피해회복을 모두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에요.
- 합의금 액수도 중요하지만, 합의를 좌우하는 건 첫째도 둘째도 ‘타이밍’입니다.
- 학교와 교육청 절차 안에 합의할 기회가 여러 번 있으니 무조건 거부하지는 마세요.
- 가해학생은 접촉금지 때문에, 섣불리 연락하면 2차 가해로 오해받을 수 있어요.
- 피해학생은 이행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면 오히려 일상복귀가 힘들어집니다.

상대방이 합의하자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아래 다섯 가지만 먼저 기억해 두세요.
학폭 합의의 본질 — 사과·화해·배상
학폭에서 ‘합의’란 무엇인가요? — 사과·화해·배상·회복
전화 상담을 받다 보면 보호자분들께서 “상대방이 합의하자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합의금은 얼마나 줘야 하나요”라고 다짜고짜 물어보시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마음이 급하신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 전에, 학폭에서 말하는 ‘합의’가 무엇인지부터 정리하고 가면 판단이 훨씬 수월해져요.
학교폭력에서 합의라는 말은 한 가지 의미만 갖지 않습니다. 쉽게 풀어 보면 이렇게 여러 층위를 가지거든요.
-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사과를 하는 것
-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지는 것
-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금전, 즉 돈으로 배상을 하는 것
- 피해학생의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합의금 얼마”라는 질문 하나로만 접근하면,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쉬워요. 합의는 결국 두 아이와 두 가정이 이 사건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타이밍과 소통이 액수보다 중요한 이유
합의금 액수보다 ‘타이밍과 소통’이 먼저인 이유
저는 학교폭력 사건뿐 아니라 여러 형사사건을 진행해 왔는데, 그 안에서 합의는 정말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부분입니다. 물론 합의 금액, 그 액수도 중요한 사항이에요. 하지만 제 경험상 합의를 도출해 낼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바로 타이밍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양측의 소통이 정말 중요하고요.
왜 타이밍이 먼저일까요. 보통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객관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보호자분들은 내 자녀가 이야기하는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이 사건을 알고 계실 수밖에 없어요. 당연한 일이에요. 그러다 보니 사건 초기에 감정만으로 합의 여부를 결정하면, 나중에 후회하시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려요. 자리가 마련되면 상대방의 의중도 한번 파악해 보고, 상대방 말도 좀 들어본 다음에 합의를 할지 말지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어떤 사건에서는 강력한 의지나 단호한 의사 표시가 필요할 때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그 판단은 상대의 진심과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확인한 뒤에 내려도 충분합니다.

합의 채널 — 관계회복·분쟁조정·당사자
합의는 어디서 하나요? — 학교 관계회복 vs 교육청 분쟁조정 vs 당사자 합의
학폭이 신고되면 학교와 교육청에서 이 사안을 가지고 처리 절차를 밟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합의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어요. 또 학교·교육청과 상관없이, 행정청과는 별개로 당사자가 대리인의 도움을 받아 합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합의가 이뤄지는 자리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합의 경로 | 진행 주체 | 어떤 경우에 | 특징 |
|---|---|---|---|
| 관계회복 프로그램 | 학교 | 사안이 비교적 경미하다고 판단될 때 | 양측 화해를 돕고 피해학생의 적응을 지원 |
| 분쟁조정 | 교육청 심의위원회 | 치료비·위자료 등 금전 손해배상이 쟁점일 때 | 당사자 요청으로 개시, 민사소송보다 신속·효율적이라는 평가 |
| 당사자 합의 | 당사자·대리인 | 위 절차 안에서 합의가 잘 안 될 때 | 변호사 등 대리인을 통하면 잡음이 적음 |
확인 필요: 교육청 분쟁조정 제도는 피해 또는 가해 학생 측의 요청으로 개시되지만, 아직까지 아주 활발하게 이용되는 제도는 아닙니다. 치료비나 위자료 같은 금전적 손해배상을 다룰 때 일반 민사소송보다 신속·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견해이며, 개별 사안마다 적합성은 달라질 수 있으니 상담을 권합니다.
표에서 보시듯 합의의 문은 한 번만 열리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피해학생이든 가해학생이든 현재 입장과 상관없이, 학교에서부터 시작되는 이런 여러 단계의 합의 기회를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거부가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그건 상황을 확인한 뒤의 선택이어야 합니다.

가해 보호자가 지켜야 할 것
가해학생 보호자가 꼭 지켜야 할 것 — 접촉금지·2차 가해 주의
가해학생 측이라면 합의를 ‘어떻게’ 시도하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가해학생의 경우는 긴급조치로 “피해학생에게 접촉하지 마라”라는 지도를 학교에서 받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좋은 마음으로 사과하려다가도, 자칫하면 2차 가해 행위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섣불리 시도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권해 드리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 변호사 같은 대리인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2차 피해나 기타 잡음이 생기지 않거든요.
- 그게 어렵다면 학교 선생님 등의 도움을 구해서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제로 학교폭력을 행사했다, 가해 행위가 있었다고 한다면, 피해학생 측에 충분히 용서를 구하고 실질적인 화해가 수반되는 합의가 되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사건이 길어지면 부모님들이 지치셔서 “그냥 100만 원 드릴게요, 합의해 주세요” 하고 말씀하시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 아이가 심의나 다른 절차에서 선처를 받는 것만큼, 피해학생이 회복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하실 수 있도록 아이를 지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피해 보호자가 기억할 것
피해학생 보호자가 기억할 것 — 용서는 권리, 무리한 조건은 독
그러면 피해학생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분명히 해 두고 싶은 건, 사과를 받거나 용서를 해 주는 것은 전적으로 피해학생의 마음이라는 점이에요. 누구도 강요할 수 없습니다.
다만 조언을 하나 드리면, 상대방(가해학생)이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것을 합의 조건으로 제시하거나, 상대방을 괴롭힐 의사로 합의에 접근하게 되면, 결국 학생도 보호자도 이 사건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합의는 상대를 벌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어요.
한 가지 더, 합의는 한 번 이뤄지면 학폭 심의·형사·민사 여러 곳에 동시에 영향이 갑니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합의서를 어떻게 작성하는지, 합의 금액은 얼마가 적절한지는 실제 합의된 내용을 가지고 따로 상세히 다뤄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사건에 맞는 합의서 문구와 액수는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상대가 합의하자는데 거절해도 되나요?
합의 여부는 당사자의 선택이므로 거절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실관계가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초기에 감정만으로 결정하면 후회가 남을 수 있어요. 상대의 의중을 한번 들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안마다 판단이 다르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학폭 합의금은 얼마가 적정한가요?
합의금은 피해의 정도, 치료비, 위자료, 양측의 태도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인 정답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액수 자체보다 진정한 사과와 실질적 화해가 동반되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어요. 구체적 금액은 실제 사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개별 상담을 통해 가늠하시길 권합니다.
가해학생인데 피해학생에게 직접 연락해도 되나요?
긴급조치로 접촉금지 지도를 받은 경우, 직접 연락하면 2차 가해로 오해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변호사 등 대리인을 통하거나, 어렵다면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시는 것이 안전해요. 접촉 가능 여부가 모호하다면 먼저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교육청 분쟁조정과 민사소송 중 무엇이 나은가요?
치료비·위자료 같은 금전 손해배상이 쟁점이라면, 교육청 심의위원회의 분쟁조정이 민사소송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다만 아직 활발히 이용되는 제도는 아니어서 사안에 따라 적합성이 갈릴 수 있어요. 어느 경로가 맞는지는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합의를 하면 학폭위 처분이 가벼워지나요?
합의와 진정한 화해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심의에서 긍정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요소이지만, 합의가 곧바로 특정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번의 합의가 심의·형사·민사에 두루 영향을 주는 만큼 신중히 진행해야 해요. 정확한 영향은 사안별로 다르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