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 유형 ① ‘성적이 제일 중요하다’며 시험·학원을 사건보다 앞세우면, 아이는 일을 가볍게 여기게 됩니다.
- 유형 ② ‘우리는 잘못 없다’며 맞폭하면, 아이는 미안함보다 따지는 법을 먼저 배웁니다.
- 유형 ③ 오냐오냐 감싸기는 반성을 막고 재범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 그래도 아이들은 성장하는 시기라, 사건을 잘 풀면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어요.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면, 사건 처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부모의 태도예요. 아래 다섯 가지만 먼저 기억해 두세요.
변호사가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
변호사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학교폭력 사건이나 소년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학생, 교사, 심의위원, 조사관, 판사님까지요. 그런데 제가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깊이 마주하는 사람은 따로 있어요. 바로 아이의 주보호자인 엄마·아빠입니다.
학폭이든 소년 사건이든, 당장 그 사건을 잘 해결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죠. 하지만 부모님들의 궁극적인 과제는 그게 아니잖아요. 내 아이가 잘 자라는 것, 인성도 학업도 훌륭한 자녀로 키우는 것. 그게 진짜 바라시는 거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사건을 하면서 ‘이건 사건에도 안 좋고 아이에게는 더 안 좋다’ 싶었던 부모님의 유형을 콕콕 집어 말씀드리려고 해요. 적어도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는 우리 부모님들은, 제발 이러시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결코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아이를 지키시라고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① ‘성적이 제일 중요’한 부모
유형 ①: ‘성적이 제일 중요하다’는 부모
저도 학창 시절 공부를 꽤 한 편이고, 잘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학생의 본분이 공부라는 데에는 저도 깊이 공감합니다. 그런데 공부만큼 소중한 게 또 있더라고요. 학교생활, 교우관계, 그 사이에서 겪는 사춘기 갈등, 그리고 그걸 스스로 풀어 나가는 1년의 과정이요. 저는 그게 정말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문제는 학폭으로 저를 찾아오셔서, 정작 아이가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는지보다 시험·학원 일정을 더 우선시하실 때예요. 특히 가해 행위에 대한 인지가 아직 안 된 친구들에게는 제가 분명히 알려줍니다. “이건 학교폭력이고, 잘못된 일이고, 앞으로 이런 일에 연루되면 안 된다. 성인이 됐을 때 이렇게 하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태도로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고요.
그런데 옆에서 보호자분이 이렇게 말씀하세요. “아이가 학원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심의를 좀 미룰 수 있나요?” “방학이라 해외 연수를 보내려는데, 경찰 조사를 꼭 이번 달에 받아야 하나요?” 진짜로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 옆에서 듣는 자녀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이번 일 별거 아니구나. 나는 내 스케줄대로 시험 준비하고 여행 준비하면 되겠구나. 또 이런 일이 생겨도 우리 부모가 알아서 다 해결해 주겠구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예요.
확인 필요: 제 경험상 이런 부모님의 자녀는 피해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낮고 재범 확률도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는 통계가 아니라 현장에서 본 경향이므로, 개별 사안은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공부가 다는 아니에요. 사건을 대하는 태도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② ‘우리는 잘못 없다’며 맞폭
유형 ②: ‘우리는 잘못 없다’며 맞폭하는 부모
두 번째 유형은 상담 시간에 아이에게 말할 기회를 거의 안 주시는 분들이에요. 제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아이에게 질문하면, 부모님이 잽싸게 대신 답하세요. “얘가 잘 몰라서요.” “얘가 너무 어려서요.” “얘는 장난으로 그런 거죠.” “상대방이 너무 예민한 것 같아요.” 전부 제가 실제로 들은 말입니다.
장난이든 실수든, 상대방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면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미안한 마음이 먼저 있어야죠. 저는 그게 아이를 제대로 된 사람으로 키우는 과정이라고 믿어요. 그런데 여기에 더해, 상대방이 1이라도 잘못한 게 있으면 이런 부모님들은 곧바로 맞폭(맞신고)을 하십니다. 제가 말려도 저와 다투시거나, 몰래 신고해 놓고 통보하시거나, 어떻게든 맞폭을 하시는 거죠.
황당했던 사례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CCTV에 한 아이가 다른 친구 위에 올라타 일방적으로 때리는 장면이 찍혔어요. 깔린 아이는 팔을 허우적거리고 있었고요. 그런데 부모님이 그 장면을 일시 정지해 두시더니 “변호사님, 보셨죠? 얘도 이렇게 우리를 때렸잖아요” 하시는 거예요. 그 옆에서 보는 아이가 무엇을 배웠을까요. 저는 이런 아이가 나중에 형사 사건에 휘말릴까 봐 진심으로 걱정됩니다.
이런 친구들은 반성문을 쓰라고 하면 “변호사님이 그냥 써 주시면 안 돼요? 그냥 미안하다고 쓰면 되잖아요”라고 물어봐요. 심각하죠. 아래 표로 두 태도를 비교해 보시면 차이가 더 분명해질 거예요.
| 구분 | 아이를 망치는 대응 | 권장하는 대응 |
|---|---|---|
| 사실 확인 | 부모가 대신 변명(“몰라서·어려서·장난”) | 아이가 직접 설명하게 두기 |
| 피해자에 대한 태도 | 잘잘못부터 따짐 | 피해 발생 시 미안함 먼저 |
| 상대 과실 발견 시 | 즉시 맞폭(맞신고) | 사실관계 정리 후 신중히 판단 |
| 반성문 | “그냥 미안하다고만” 회피 | 아이가 직접, 구체적으로 작성 |
표의 왼쪽처럼 대응하면 사건도 꼬이고 아이도 책임을 배우지 못해요. 맞폭 여부는 사안마다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충동적으로 결정하기보다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③ ‘오냐오냐’로 반성 차단
유형 ③: ‘오냐오냐’ 키우며 반성을 막는 부모
세 번째 유형의 아이들은 대체로 부모님께도 버릇이 없어요. 제3자인 제가 그 자리에 있는데도 부모님께 함부로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오냐오냐, 이건 답이 아니에요.
학생 때 좋은 경험만 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사실 친구와 다투거나 학폭에 연루되거나 심지어 소년 보호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일도 생기죠. 하지만 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오히려 성숙해지고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정말 많이 봅니다. 얼마 전 스승의 날에도, 소년 사건 재판을 받았던 한 아이가 “원하던 대학에 갔어요, 감사합니다” 하고 연락을 줬어요. 아이들은 바뀔 수 있어요. 아직 성장하는 시기니까요.
문제는, 아이가 이런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고통스럽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데, 부모님이 제가 앞서 말씀드린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면 잘 가던 아이도 휙 돌아서 나쁜 길로 간다는 거예요. 그렇게 아이를 망치게 됩니다.
내 자녀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잖아요. 그런 부모님이 학폭을 처음 겪거나 아이의 비행을 처음 마주하면, 당황스럽고 힘드니까 저렇게 잘못된 방식으로 풀려고 하시는 거예요. 그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오늘 말씀드린 이 세 가지 최악의 유형을 거울 삼아, 우리 아이를 멋지고 좋은 사람으로 키워 주시길 부탁드려요.

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는데, 시험·학원이 먼저 아닌가요?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건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치는 일이 그보다 앞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부모가 일정을 우선시하면 아이는 ‘이번 일은 별것 아니다’라고 학습하게 되거든요. 심의나 조사 일정은 임의로 미루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학업과 일정 조율은 사안의 진행 상황을 보며 전문가와 함께 정하시길 권합니다.
상대 아이도 잘못했으면 맞폭을 해야 하나요?
상대의 과실이 있더라도 충동적으로 맞신고하는 것은 신중하셔야 합니다. 명백한 일방적 가해가 확인되는 사안에서 무리한 맞폭은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맞폭 여부는 증거와 사안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결정 전에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반성문을 변호사가 대신 써 줄 수 있나요?
형식만 갖춘 반성문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반성은 아이 본인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직접 표현할 때 진정성이 전해지거든요. 저는 방향을 잡아 드릴 수는 있어도, 아이가 스스로 쓰도록 돕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작성이 막막하다면 어떤 점을 담아야 할지 개별 상담으로 함께 정리해 드릴 수 있어요.
소년재판이나 소년보호처분까지 가면 아이 인생이 끝나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소년 사건을 겪고도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 원하던 진로를 찾은 아이들이 많았어요.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아이가 무엇을 배우느냐예요. 다만 처분의 종류와 영향은 사안마다 다를 수 있으니, 구체적인 전망은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아이가 도무지 반성을 안 하는데, 이게 부모 탓인가요?
모든 책임을 부모에게 돌리려는 말씀은 아니에요. 다만 부모가 아이 앞에서 사건을 가볍게 여기거나 상대만 탓하면, 아이가 반성할 기회를 잃기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가정에서의 태도부터 점검해 보시고, 변화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개별 상담을 통해 함께 방법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