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재산분할은 기준일(별거 시점 또는 소제기 시점)에 있던 재산을 중심으로 목록을 만듭니다.
- 기준일에 있던 예금을 그 뒤에 써 버려도, 원칙적으로는 재산 목록에 그대로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지금은 없다”고 하려면, 그 돈을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썼다는 점을 직접 소명해야 합니다.
- 집(부동산)도 명의자가 처분할 수는 있지만, 처분한 대금이 현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으려면 가압류·가처분을 미리 검토해야 합니다.

이혼을 준비하면서 “소송 전에 예금을 써도 될까”, “집을 미리 팔아도 괜찮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대에게 나눠줄 바엔 차라리 정리하겠다는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이혼 전 재산 처분이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취급되는지는 반드시 먼저 알고 움직이셔야 합니다. 기준일, 소명 책임, 가압류까지 — 변호사가 실무에서 자주 만나는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이혼 앞두고 드는 처분 충동
“나눠줄 바엔 차라리 써버릴까” — 이혼 앞두고 드는 생각, 이해합니다
이혼 소송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상담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거예요. “저 이런 재산을 가지고 있는데, 소송 시작하기 전에 이거 처분해도 될까요?” 혹은 “이 돈 좀 써도 될까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소송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기 전에 일부 재산을 좀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거든요. 예금을 써도 되는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야 하는데 새 보증금을 마련하려면 이 돈을 써도 되는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버려도 되는지 같은 부분을 특히 많이 궁금해하십니다.
여기에 더해, 재산분할을 하면 상대방에게 나눠 줘야 하잖아요. “나눠줄 바에 차라리 내가 써버리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솔직히 적지 않습니다. 사람 마음이 그럴 수 있죠. 다만 그 결정이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꼭 먼저 알고 움직이셔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써 버린다고 해서 그 재산이 분할 대상에서 깔끔하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재산분할 기준일과 목록 작성
재산분할 목록은 ‘기준일’부터 만들어집니다
먼저 이해하셔야 할 개념이 재산분할 목록과 그 기준일입니다.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이 부분을 알면 나머지가 쉽게 풀립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첫 기일에 판사님이 “재산 목록 기준일을 언제로 할까요?”라고 물으십니다. 통상은 별거 중이라면 별거 시점, 별거하지 않고 있다면 소 제기 시점을 기준일로 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날짜가 정해지고 나면, 그 날짜를 기준으로 본격적인 재산 조사가 시작됩니다.
재산명시를 통해 각자 가진 재산 목록을 제출하게 하기도 하고, 그 목록을 보고 “여기 예금이 있었네, 여기 보험이 있었네” 하면서 추가로 금융거래 내역 조회나 사실조회를 해서 재산을 파악합니다. 마지막 변론일까지 이 목록을 완성하는 데에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가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원고의 순재산, 피고의 순재산이 각각 얼마인지 정리한 뒤, 각 당사자의 기여도를 산정해서 최종 재산분할 금액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 재산분할 기준일(별거 시점 또는 소제기 시점)은 사건의 사정에 따라 법원이 달리 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적용은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별거 후 예금 사용 시 처리 (5천만 원 예시)
별거 전후로 예금을 써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5천만 원 예시)
이제 가장 궁금해하시는 예금 이야기를 해볼게요. 별거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분할을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별거일에 내 계좌에 5천만 원이 있었다고 해보죠. 이 5천만 원은 원칙적으로 내 적극재산 목록에 포함되고, 상대방에게 분할해 줘야 하는 재산이 됩니다. 그래서 별거일 이후에 이 5천만 원을 다 써 버린다 하더라도, 별거일 당시에 그 돈이 있었기 때문에 재산분할 목록에 포함되는 것이 원칙이에요.
그러면 “별거 후에 다 써서 지금은 없다”면 어떨까요? 이때는, 그 돈을 결혼 생활을 위해 썼다거나, 자녀를 위해 썼다거나, 부부 공동생활을 유지하는 데 사용했다는 점을 소명하지 않는 이상, 지금 5천만 원이 없더라도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아예 별거 전에 미리 써버리면?” 하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러면 별거일 기준으로는 돈이 없으니, 상대방이 “5천만 원이 있는 줄 알았는데 왜 없지?” 하며 추가로 거래 내역을 조회합니다. 그럼 그 돈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드러나게 되죠. 현금으로 인출해서 써버려 내역상 추적이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 법원은 “이 5천만 원을 어디에 썼는지 소명하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 별거 당시 이미 인출되어 없는 돈이라도, 배우자 몰래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으면 재산분할 목록에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 판단은 사안마다 달라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예금을 미리 쓰든 나중에 쓰든 “이 돈을 함부로 개인적으로 썼다”고 보이면 분할 대상에서 빠지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시는 게 좋습니다.

부동산 처분과 감정가 산정
집을 팔아도 될까? 부동산 처분과 감정가 이야기
부동산은 어떨까요? 가압류나 가처분으로 처분을 막아두지 않는 이상, 부동산도 사실상 명의자가 처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금과 같은 논리가 적용돼요. 재산분할 기준일 이후에 처분한 것이라면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기준일 이전에 처분했다면 그 처분 대금이 현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대금을 목록에서 빼고 싶다면, 역시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소명해야 하고요.
여기서 한 가지 더 들어가 볼게요. 부동산만이 유일한 재산인 부부가 이혼한다고 해봅시다. 감정가 기준 시세가 10억 원이고 대출이 2억 원 끼어 있다면, 순자산은 8억 원으로 목록에 반영됩니다. 기여도가 5대 5라면 명의자는 상대방에게 4억 원을 줘야 하는데, 부동산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당장 4억 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죠.
그런데 실제로 내놓고 팔아보니 감정가만큼 안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에 팔렸다면, 대출 2억 원을 빼고 순자산은 8억이 아니라 3억 원이 됩니다. 5대 5면 1억 5천만 원만 주면 되는 거죠. 그래서 감정가가 과도하게 잡혔다고 판단되면, 소송 중이라도 실제로 매도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의자가 아닌 배우자는 이런 처분을 막기 위해 미리 가압류·가처분을 걸어두는 경우가 있어요.
아래 표로 기준일 전후 처분이 어떻게 다루어질 수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 구분 | 기준일 이전 처분·사용 | 기준일 이후 처분·사용 |
|---|---|---|
| 예금 | 처분 대금이 현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 별거 당시 있던 금액이 그대로 목록에 포함 |
| 부동산 | 매각 대금이 현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보아 목록에 반영 |
| 빠지려면 | 부부 공동생활에 썼다는 소명 필요 | 부부 공동생활에 썼다는 소명 필요 |
| 비명의자 대응 | — | 가압류·가처분으로 처분 방지 검토 |
표에서 보시듯, 처분 시점이 기준일 앞이든 뒤든 “개인적으로 소진했다”면 결국 소명 책임은 처분한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소명 책임의 무게
핵심은 ‘소명 책임’ — 함부로 처분하기 전에 알아둘 점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재산분할 기준일을 전후해 재산을 처분하거나 사용했는데 “지금은 그 재산이 없다, 다 썼다”고 주장하려면, 그 돈이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사용됐다는 점을 직접 소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소명을 하지 못하면, 지금 수중에 그 돈이 없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요. 결국 “미리 써버리면 안 나눠줘도 되겠지” 하는 기대는 빗나가기 쉽고, 오히려 자료를 정리해 두지 않으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건이 똑같이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의 성격, 사용 경위, 별거와 소제기의 시점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처분을 결정하기 전에 본인의 구체적 상황을 가지고 개별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별거하기 전에 예금을 미리 써버리면 재산분할에서 빠지나요?
그렇게 되기는 어렵습니다. 별거 전에 인출했더라도 상대방이 거래 내역을 조회하면 자금 흐름이 드러나고, 법원이 그 돈의 사용처를 소명하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썼다는 점을 소명하지 못하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요. 구체적 판단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현금으로 인출해서 쓰면 내역이 안 남으니 모르지 않나요?
거래 내역상 추적이 어려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법원이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 소명하라”고 요구할 수 있고, 합리적 소명이 없으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아 목록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임의 처분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제 명의로 된 집인데 소송 중에 팔아도 되나요?
가압류·가처분으로 막혀 있지 않다면 명의자가 처분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기준일 이후 처분은 그대로 보유한 것으로, 기준일 이전 처분은 대금이 현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재산분할 계산에는 반영됩니다. 매도 여부는 손익을 따져 신중히 결정해야 하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릴까 봐 걱정인데 막을 방법이 있나요?
명의자가 아닌 배우자라면 가압류·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을 통해 상대방의 처분을 미리 막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요건과 절차가 있으므로, 어떤 재산에 어떤 보전처분이 가능한지는 사안별로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감정가보다 싸게 팔리면 손해 아닌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감정가가 실거래가보다 높게 잡혔다면, 실제로 매도해 순자산을 낮추는 것이 분할금액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건마다 손익이 다르므로, 매도 전에 구체적인 수치를 가지고 개별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