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술자리 뒤 성관계 후 준강간으로 고소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준강간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 핵심은 그 순간 상대가 항거불능 상태였는지(의사결정 능력 여부)이며, CCTV·문자·주변인 진술 같은 정황증거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 CCTV는 보통 30일이면 사라지고 첫 경찰 조사 진술이 사건 방향을 결정하므로, 고소 사실을 알면 빨리 대응해야 합니다.

“분명히 그날 밤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는데, 갑자기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특히 술자리 이후 성관계를 했는데 상대방이 “기억이 없다, 항거불능 상태였다”며 준강간으로 고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준강간은 반드시 엄정하게 다뤄져야 할 중대한 범죄입니다. 다만 그만큼 성립 여부를 정확히 따져야 하며, 상대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준강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김다희 변호사가 준강간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성립하며, 억울하게 고소당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부터
술을 마셨다고 무조건 준강간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상대가 술을 마신 상태였다면 곧바로 준강간이 성립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준강간의 성립 여부는 ‘얼마나 마셨느냐’가 아니라, 그 행위 당시 상대에게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 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개념부터 정확히
강간과 준강간, 무엇이 다른가 — 항거불능의 의미
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상대방의 저항을 억압하고 성관계를 한 경우입니다. 반면 준강간은 폭행·협박은 없지만,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임을 이용해 성관계를 한 경우에 처벌되는 범죄입니다. 상대가 의식이 없거나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알면서 그 상태를 이용한 경우를 말합니다. 형량도 강간과 동일하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항거불능을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저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로 봅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상대가 술을 마셨더라도 스스로 이동하고 대화하며 의사 표현을 한 정황이 확인되면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반대로 필름이 끊겨 의식 없이 누워 있었다면 항거불능이 인정됩니다.
결과를 가르는 정황증거
준강간 사건에서 결과를 좌우하는 증거
가장 중요한 것은 CCTV입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상대가 두 발로 멀쩡히 걸었는지, 아니면 끌려가거나 업혀 축 처져 있었는지, 대화하는 모습이 찍혔는지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기록도 중요합니다. 행위 전후로 큰 오타 없이 정상적으로 문자를 보냈다면, 최소한 그럴 정신은 있었다는 의미이므로 나중에 기억이 안 난다고 해도 당시 심신상실 상태는 아니었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택시 기사나 주변인의 진술도 의미가 큽니다. 택시에서 스스로 목적지를 말하고 정상적으로 계산했는지, 편의점에서 본인 카드로 결제했는지 같은 행동 하나하나가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CCTV는 보통 30일이 지나면 사라지고, 택시 기록 등도 시간이 지나면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됐다면 최대한 빨리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첫 진술이 방향을 정한다
첫 경찰 조사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실대로 말하면 경찰이 공정하게 판단해 주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조서에 다르게 기재되고, 수사관의 판단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내가 A라는 의도로 말했는데 조서에는 B로 정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대화도 하고 함께 이동했다”와 “술을 기분 좋게 많이 마셨다”는 뉘앙스가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와 진술 전략을 정확히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준강간 사건에서 첫 조사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정말 많으므로, 절대 혼자 대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상대가 술을 마셨으면 무조건 준강간이 되나요?
아닙니다. 준강간은 상대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임을 이용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술을 마셨더라도 스스로 이동·대화·의사표현이 가능했다면 항거불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핵심은 음주량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의사결정 능력입니다.
항거불능 상태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심리적·물리적으로 저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항거불능으로 봅니다. 필름이 끊겨 의식 없이 누워 있었다면 인정되지만, 대화하고 스스로 이동한 정황이 있으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준강간 사건에서 어떤 증거가 중요한가요?
당시 상대의 상태를 보여 주는 CCTV, 행위 전후의 카카오톡·문자 기록, 택시 기사나 주변인의 진술이 핵심입니다. 스스로 걷고 대화하고 결제한 정황은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됩니다.
상대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준강간인가요?
기억이 없다는 것과 당시 항거불능이었다는 것은 별개입니다. 술이 깬 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행위 당시에는 의사표현과 판단이 가능했던 정황이 확인되면 준강간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찰 조사를 혼자 받아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같은 사실도 표현에 따라 조서에 다르게 기재될 수 있고, 첫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전에 변호사와 진술 전략을 세우고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