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2026.10.16 보도 · 기사 원문 보기 · 영상 보기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허소현 변호사가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10대 사이에 번지는 신종 학교폭력 ‘야차룰’을 진단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자녀를 둔 부모의 대응법과 분리조치의 한계를 짚었다. 야차룰은 규칙 없이 한쪽이 항복할 때까지 싸우는 방식으로, 격투기 룰을 흉내 내 집단 폭행을 정당화하려는 형태다.
허 변호사는 야차룰 자체가 실무에서는 오래전부터 나타나던 양상이라면서도, 달라진 점은 아이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수법이 지능화됐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초·중학생들까지 폭행에 앞서 “신고하지 않겠다”, “엄마에게 이르지 않겠다”는 내용을 영상으로 찍어 두고, 집단적 압박 속에 억지로 합의 영상을 촬영하게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 일방적으로 때리면서도 훗날 쌍방 폭행을 주장하려고 일부러 한 대 맞아 주는 식으로 증거를 설계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남긴 각서나 영상의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전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불법행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합의는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따라 무효여서 합의서가 있어도 치료비를 물어내야 하고, 폭행치상이나 상해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촬영 과정 자체가 강요나 협박으로 이뤄졌다면 ‘피해자의 유효한 승낙’으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망을 보거나 촬영하며 싸움을 부추긴 학생도 단순 구경꾼이 아니라 방조범 혹은 공범으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가해 학생으로 지목돼 학교 연락을 받았을 때는 인터넷에 떠도는 ‘무조건 맞학폭으로 걸어라’는 식의 조언이 가장 위험하다고 허 변호사는 경고했다. 명백한 잘못이 있는데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악의적으로 쌍방 신고를 하면 심각성·지속성·고의성·반성 정도·화해 정도 등 판정점수가 깎여 강제전학이나 퇴학 같은 중대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 제출된 서류와 진술은 번복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만큼, 전문가와 함께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하고 공신력 있는 자료에 기반해 진술서를 작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피해 학생 측이 토로하는 분리조치의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을 더했다. 현행법상 학교장의 긴급 분리조치는 최대 7일에 그치는 데다, 무죄 추정의 원칙과 가해 지목 학생의 학습권 때문에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장기간 등교를 막을 법적 권한이 학교에 없다는 것이다. 또 집단 학폭에서 신고를 취하하려면 피신고인 전원을 일괄 취하하거나 전부 심의에 넘겨야 하는 구조적 경직성이 합의와 원만한 조정을 가로막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허소현 변호사는 “학폭이 점차 미디어의 영향을 받아 법망을 피하는 수법만 교묘해지고 있지만, 진심 어린 반성과 조기 개입 없이는 법적 책임도 교육적 해결도 불가능하다”며 “사건 초기부터 꼼꼼하게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학생과 부모 모두 성숙한 태도로 문제 해결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