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내 명의·상속·증여로 받은 특유재산이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증식에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분할 대상으로 볼 수 있어요.
- 별거 후 한참 뒤에 소송하면, 그 사이 변동된 재산은 분할에서 제외될 수도 있습니다.
- 재산분할의 대상과 액수는 원칙적으로 이혼 소송의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 “배우자가 현금을 숨겼다”는 식의 근거 없는 주장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이혼을 앞두고 “내 명의 재산은 안 나눠도 되겠지” 생각하셨다면, 아래 다섯 가지부터 짚어 보세요.
양쪽 모두 6억을 청구한 사건
12억 vs 200만원, 양쪽 모두 6억을 청구한 이혼소송
이혼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가 생각하는 ‘내 몫’은 늘 큰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해 드릴 사례는 그 차이가 유독 극적이었어요. 제가 직접 피고를 대리했던 실제 사건입니다.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하다가 별거에 들어간 부부였고요. 남편이 원고, 아내가 피고였습니다. 저는 피고인 아내를 대리했습니다. 원고는 소를 제기하면서 약 6억 원의 재산분할을 청구했고, 저 역시 반소를 제기해 6억 원의 재산분할을 청구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똑같이 6억 원을 청구한 셈이죠.
흥미로운 건 재산 상황입니다. 원고가 보유한 재산은 약 12억 원, 그에 반해 피고의 재산은 2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단순히 계산하면 합산 재산이 약 12억 원이니, 재산이 거의 없는 피고가 원고에게 그 절반인 6억 원을 달라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그런데 이미 12억 원을 가진 원고는 대체 무엇을 근거로 피고에게 6억 원을 달라고 했을까요?
핵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특유재산 주장, 다른 하나는 “피고가 현금을 숨겨 두고 있다”는 주장이었죠. 남편은 본인의 재산은 전부 특유재산이라 나눌 수 없고, 아내가 몰래 숨겨 둔 돈이 따로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12억 원을 가진 쪽이 오히려 6억 원을 받아 가려 한 셈인데요. 이 두 쟁점이 결국 어떻게 정리됐는지, 차근차근 풀어 보겠습니다.

특유재산의 의미
특유재산이란? 내 명의면 무조건 안 나눠도 될까
이혼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 재산은 내 명의니까 당연히 내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정말 많으세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 명의라고 해서 무조건 재산분할에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특유재산입니다. 특유재산이란 쉽게 말해 ‘상대방과 무관한 나만의 재산’이에요.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이거나, 혼인 중에 상속·증여로 받은 재산처럼 배우자의 협력과 관계없이 형성된 재산을 말합니다. 이런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는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문제는 ‘원칙적으로’라는 단서예요. 법원은 특유재산이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분할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거든요.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특유재산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이 법리를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피고 역시 혼인 기간 동안 꾸준히 경제 활동을 해 왔다”는 점 등을 근거로, 원고 명의 부동산의 취득에도 피고의 기여가 있었다고 본 거예요. 즉 명의는 원고였지만, 그 재산이 유지·형성되는 데 아내의 보이지 않는 몫이 있었다고 인정한 셈입니다.
그래서 “이건 내가 별거하기 직전에 산 거라 배우자와는 상관없다”는 식의 주장만으로는 특유재산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핵심은 ‘명의가 누구냐’가 아니라 ‘그 재산을 만들고 지키는 데 배우자가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어요.
※ 근거: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특유재산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는 구체적 기여 사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은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별거 후 소송 — 기준 시점의 영향
별거 후 한참 뒤 소송하면? 재산분할 ‘기준 시점’
또 하나 꼭 짚어야 할 것이 바로 ‘언제 시점의 재산을 나누느냐’입니다. 이번 사건이 특히 그랬어요. 이 부부가 본격적으로 별거를 시작한 시점은 2022년 10월 무렵이었고, 원고가 소를 제기한 시점은 2024년이었습니다. 별거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이혼 소송이 시작된 거죠.
대법원이 보는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을 먼저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별거 시점과 변론종결일 사이 기간이 길면, 그 사이에 재산 변동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법원은 그 변동된 재산이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해당 변동분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별거 후 한참 지나 이혼 소송을 하게 됐고, 그 사이 재산 변동이 생겼는데 그 변동이 배우자와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면, 그 부분은 재산분할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 구분 | 원칙 | 별거 후 변동이 있는 경우 |
|---|---|---|
| 분할 대상·액수 기준 시점 | 사실심 변론종결일 | 변론종결일이 원칙이되, 일부 변동분은 별도 검토 |
| 파탄(별거) 이후 변동 재산 | 원칙적으로 포함 | 부부 공동형성과 무관한 특별 사정 시 제외 가능 |
| 입증 부담 | — | “무관함”을 주장하는 쪽이 사정을 입증 |
표에서 보시듯 기준은 변론종결일이지만, 별거 후 변동분은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별거 기간이 길었던 분이라면 이 부분을 반드시 따로 검토해 보시는 것이 좋아요.

어떤 재산은 인정, 어떤 재산은 불인정
사례 결과 — 어떤 재산은 인정되고 어떤 재산은 안 됐나
그럼 이번 사건이 실제로 어떻게 정리됐는지 보겠습니다. 원고 소유 12억 원 재산의 대부분은 부동산, 즉 땅이었어요. 원고는 그중 여러 부동산을 특유재산이라 주장했는데, 재판부의 판단은 항목마다 갈렸습니다.
- 약 1억 3천만 원 부동산: 원고가 2021년 4월경 매수해 변론종결 시까지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별거(2022년 10월) 1년 전에 산 것이라 특유재산이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가 혼인 기간 동안 꾸준히 경제 활동을 한 점 등을 들어 취득에 기여가 있었다고 보고 분할 대상으로 인정했습니다.
- 약 1억 4천만 원 부동산: 80% 지분을 별거 전인 2021년 3월경 취득하고 나머지 지분은 별거 중인 2023년에 샀다며 특유재산이라 주장했지만, 이미 80% 이상을 별거 전에 취득한 사정 등을 고려해 역시 분할 대상으로 인정됐습니다.
- 약 1억 원 가치의 부동산: 원고가 2022년 6월경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입니다. 이 부동산만큼은 취득·유지에 피고의 기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봐서, 유일하게 특유재산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원고는 “피고가 약 4억 원의 현금을 숨겨 두고 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를 피고가 관리하면서 현금을 횡령했다는 취지였죠. 하지만 그 통장의 명의는 원고였고, 자금 관리 전반도 원고가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근거가 없는 주장이었습니다. 실제로 피고는 별거 이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었고요. 결국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종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 사건은 피고의 반소에 의해 이혼이 인정됐고, 피고가 원고에게 청구한 위자료까지 받아들여지면서, 원고가 피고에게 총 6억 3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로 마무리됐습니다.
※ 위 금액·시점·판단은 특정 사건의 결과이며, 같은 주장을 해도 사안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화는 주의하시고 개별 상담을 권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결혼 전에 산 부동산도 재산분할 대상이 되나요?
결혼 전 취득한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되어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혼인 기간 동안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기여한 사정이 인정되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어요. 단정하기 어려운 영역이니, 취득 시점과 기여 정황을 정리해 개별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재산도 나눠야 하나요?
상속·증여로 받은 재산도 특유재산으로 보아 원칙적으로는 분할 대상이 아닙니다. 실제로 이번 사례에서도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은 특유재산으로 인정됐어요. 다만 배우자의 기여가 인정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별거하고 한참 뒤에 늘어난 재산도 나눠야 하나요?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지만, 파탄(별거) 이후 변동된 재산이 부부 공동형성과 무관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제외될 수 있습니다. 별거 기간이 길수록 이 부분이 쟁점이 되기 쉬우니, 변동 내역을 정리해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자가 “현금을 숨겼다”고 우기면 어떻게 되나요?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통장 명의와 자금 관리 주체가 누구였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해 그 주장이 배척됐어요. 다만 객관적 정황과 자료가 뒷받침되면 달리 판단될 여지도 있으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재산이 거의 없는 쪽인데 기여도를 어떻게 주장하나요?
혼인 기간, 경제 활동의 정도, 가사·육아 분담 등이 기여도를 뒷받침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명의가 상대방으로 되어 있어도 유지·증식에 협력한 사정이 인정되면 분할을 청구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가 유리할지는 사안마다 다르니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