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부부 사이라도 원치 않는 추행·강압적 성관계 요구는 ‘부당한 대우’가 될 수 있습니다.
- 실제로 법원이 지속적 추행을 혼인 파탄의 사유로 인정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판결문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부당한 대우를 한 배우자에게 있다고 보고, 민법 제840조 제3호·제6호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 다툰 카톡 대화가 핵심 증거로 활용되었습니다.
- 한쪽이 이혼을 원하지 않아도, 재판상 이혼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인데 이게 이혼 사유가 되나’ 망설이고 계신다면, 아래 다섯 가지를 먼저 기억해 두세요.
‘부부니까 괜찮다’는 오해
‘부부니까 괜찮다’는 말, 정말 그럴까요
상담을 하다 보면 “거부하면 제가 아내(남편) 역할을 못 하는 건가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으시는 분들이 계세요. 배우자가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이나 성관계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는데도, ‘부부니까 참아야 하는 건 아닐까’ 하고 오히려 자신을 탓하시는 거죠. 저는 이런 분들을 적지 않게 만나 왔습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공공장소에서 원치 않게 몸을 만지는 행위에 수치심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마음이라는 점입니다. 부끄러워하거나 자책하실 일이 아니에요. 부부 사이라고 해서 한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애정 표현은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한쪽이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반복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애정 표현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안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부부마다 사정도, 관계의 맥락도 다르기 때문에 단정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어요. 어떤 표현이 애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상대를 도구처럼 대하는 것인지는 그 행동이 반복되는 맥락과 거부 의사가 어떻게 무시되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내가 느끼는 이 불편함이 잘못된 감정인가’ 하는 의심부터 내려놓으시면 좋겠습니다. 그 감정은 관계를 지키기 위해 보낸 정당한 신호일 때가 많거든요.

실제 사건 — 공공장소 추행
실제 사건: 공공장소 추행이 이혼 사유가 되기까지
제가 진행했던 한 사건을 소개해 드릴게요. 아내는 남편을 미워하지는 않았고, 남편 역시 아내를 사랑한다고 했던 부부였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좀 특이한 행동을 반복했어요. 마트나 버스정류장 같은 공공장소에서 아내의 신체 일부, 특히 가슴이나 엉덩이 부위를 만지거나 꼬집는 행동을 거듭한 겁니다. 아내는 여기에 심한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몇 번이나 “사람들 있는 곳에서는 내 몸을 만지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그 절박한 부탁을 그저 장난을 받아 주는 정도로 여겼던 것 같아요. 매번 장난스럽게 무시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했거든요. 추행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의사를 무시한 채 잦은 성관계를 요구했고, 아내를 무시하는 발언이나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식의 말로 무력하게 만드는 언행도 자주 했습니다. 결국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듯 집을 나왔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남편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은 부부로서 정당한 스킨십이었고, 사랑하는데 매번 거부당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항변했어요. 다시 기회를 준다면 잘 살아보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그 답변을 듣고 남편에 대한 일말의 애정까지 모두 사라졌다고 표현했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근거
법원은 왜 이혼을 인정했나 — 민법 제840조와 성적 자기결정권
한쪽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 사건이다 보니 가사조사가 세 차례 이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혼 판결이 났고, 판결문은 지속적인 추행 사실을 혼인 파탄의 이유로 인정해 주었습니다.
판결문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도 자세히 적었는데요. 핵심 내용을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당사자 간의 성격·성향·욕구 수준·가치관·역할 기대 등이 갈등에 상당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혼인 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은 혼인 기간 중 배우자에게 수시로 폭언·폭행 등을 하거나 의사를 무시한 채 잦은 성관계·스킨십을 요구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한 측에 있다고 판단된다.
※ 근거: 민법 제840조 제3호(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제6호
법원은 또한 “공공장소에서 신체를 만지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해치는 것임은 물론 상당한 수치심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영상 자막에서는 형법상 강간죄(형법 제297조)의 객체에 법률상 배우자도 포함된다는 취지의 설명도 있었습니다. 다만 형사 성립 요건은 사안에 따라 엄격하게 따져야 하므로, 정확한 적용 여부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원고였던 아내는 이 판결문을 보고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아내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건 아닌가’ 자괴감에 힘들어했는데, 자신이 느꼈던 수치심이 사실은 정당한 마음이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어요.

참을 일과 이혼 사유의 구분
참을 일과 이혼 사유, 어떻게 구분될까
판결문에도 드러났듯이, 부부 사이에 성적 욕구의 수준이 다른 것 자체는 흔한 갈등 요인입니다. 그것만으로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문제는 그 차이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아래 표로 결을 나눠 보겠습니다.
| 구분 | 갈등 요인에 가까움 | 부당한 대우가 될 수 있음 |
|---|---|---|
| 욕구 차이 | 성관계 빈도·취향이 서로 다름 |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반복 강요 |
| 표현 방식 | 서로 합의된 애정 표현 | 공공장소에서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반복 |
| 의사 존중 | 대화로 조율 시도 | “역할 못 한다”는 모욕·무력화 발언 동반 |
| 반응 | 부탁하면 멈춤 | 부탁·항의에도 장난처럼 계속됨 |
표의 오른쪽처럼 거부 의사를 무시한 강압이 반복되고, 거기에 모욕적 언행이나 상대를 무력하게 만드는 태도까지 더해진다면 충분히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왼쪽처럼 단순한 취향·빈도의 차이라면, 그 자체보다는 서로 어떻게 대화로 조율해 왔는지가 더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어요.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설명이고, 실제 인정 여부는 증거와 정황에 따라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증거 — 카톡과 기록의 힘
증거는 이렇게 남기세요 — 카톡과 기록의 힘
부부 사이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은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추행은 특히 더 그렇죠. 그래서 평소의 기록이 정말 중요합니다.
앞서 소개한 사건에서도, 다행히 카톡에 다툰 내용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내가 “제발 사람들 있는 곳에서는 하지 마, 나 모독당하는 느낌이야”라며 화를 낸 메시지가 여러 차례 반복돼 있었고, 남편이 사과한 메시지도 함께 남아 있었어요. 이 대화들이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되었습니다. 상대가 사과한 메시지는 ‘그 행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기 때문에 의외로 큰 힘이 됩니다.
기억해 두시면 좋은 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불편함을 느낀 순간, 그 의사를 글(카톡·문자)로 분명히 남겨 두세요.
- 상대의 사과·인정 메시지는 지우지 말고 보관하세요.
- 한쪽이 이혼을 강하게 거부하면, 이 사건처럼 가사조사가 여러 차례(본 사건은 3회) 진행될 수 있으니 일관된 진술을 위해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다만 어떤 자료가 어떻게 쓰일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본격적인 준비 전에 개별 상담으로 방향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부부 사이에서 일어난 추행도 이혼 사유가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이나 강압적 성관계 요구가 반복되었다면, 민법 제840조의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속적 추행을 혼인 파탄 사유로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인정 여부는 증거와 정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상대가 이혼을 원하지 않으면 이혼이 안 되나요?
한쪽이 거부해도 재판상 이혼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가사조사가 여러 차례 이루어지는 등 절차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소개한 사건도 상대가 끝까지 이혼을 원하지 않았지만 이혼 판결이 났습니다. 진행 가능성은 사안마다 다르니 전문가와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증거가 카톡밖에 없어도 되나요?
카톡 대화만으로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본인이 거부 의사를 밝힌 메시지와 상대가 사과·인정한 메시지가 함께 있으면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어떤 증거가 얼마나 인정될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정리 단계에서 개별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형사처벌도 가능한가요?
행위의 수준에 따라 형사 처벌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소개한 사건의 의뢰인은 아이를 생각해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이혼만 무사히 되면 다른 부분은 문제 삼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형사 절차를 함께 진행할지는 본인의 의사와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성적 요구가 저와 맞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이혼할 수 있나요?
욕구 수준의 차이 자체는 갈등 요인일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차이를 추행이나 강압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지신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개별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