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합의·각서 이후의 부정행위는 별도의 불법행위로 보아 다시 상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소액(100만 원)으로 합의했더라도 추가 위자료 청구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블랙박스 통화 기록 같은 객관적 증거가 부정행위 인정의 핵심이 됩니다.
- 다만 다시 소송할 때 위자료 금액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모든 결론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개별 상담을 권해 드립니다.

각서까지 받았는데 또 흔들리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선 아래 다섯 가지만 기억해 두세요.
각서·합의금이 끝이 아닌 이유
각서와 합의금, 정말 끝이라고 믿어도 될까요
“다시는 안 만나겠다”는 약속, 각서, 그리고 받은 합의금. 그 종이 한 장에 마음을 겨우 추슬렀는데 다시 의심이 고개를 드는 순간만큼 사람을 무너뜨리는 일도 드뭅니다. 제가 상담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도 “각서까지 썼는데 또 이러네요”입니다.
제가 최근 선고받은 사건의 의뢰인도 그랬어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뒤, 남편과 상대방을 직접 만나 3자 대면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외도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의뢰인은 사과를 받기는 했지만, 약속만 받고 넘어가기엔 도무지 두 사람을 다 믿을 수가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소액의 합의금 100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제가 나중에 “왜 그때 100만 원만 받으셨어요?”라고 여쭤봤더니, 마음이 너무 힘들어 보상을 받고 싶기는 했지만 큰 금액을 말하면 ‘외도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사람’처럼 느껴질까 봐 망설이다, 얼떨결에 그 자리에서 나온 금액이 100만 원이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합의금과 재발 방지 약속을 함께 받았지만, 이후에도 남편의 행동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계속 포착됐습니다.

블랙박스에서 드러난 통화
블랙박스에서 드러난 통화 — 만나지 않았다면 부정행위가 아닐까요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안했던 의뢰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해 봤습니다. 그리고 불안했던 의심은 현실이 됐어요. 남편은 차 안에서 상대방과 통화하는 방식으로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고, 만나자는 약속까지 잡고 있었습니다. 만나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외도 상대방을 피고로 하는 상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은 이렇게 항변했어요. 이미 과거에 100만 원으로 합의했으니 추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고, 합의 이후로는 실제로 만난 적 없이 통화만 했으니 사실상 약속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만나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거나 내연 관계를 유지한 적도 없으니 설령 위자료가 인정되더라도 소액에 그쳐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 부정행위는 반드시 성관계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정조의무(성적 성실 의무)에 어긋나는 부정한 관계의 형성·유지까지 폭넓게 포함하는 개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안에서의 인정 여부는 증거와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블랙박스에 녹음돼 있던 통화에서 만날 약속을 잡는 등의 내용이 확인됐기 때문에, 법원은 남편과 상대방 사이의 부당한 관계를 인정했습니다. 그러한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됨으로써 부부의 성적 성실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와 남편의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고 그 유지를 방해한 점이 명백하다며 위자료 지급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100만 원 합의 후 1,500만 원 추가 인정
100만 원 합의했으니 더는 못 받는다? 위자료 1,500만 원이 인정된 이유
그렇다면 이미 100만 원을 받은 사정 때문에, 이번 위자료 금액은 통화한 정황만큼만 작게 산정됐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합의 이후의 정황만 따로 떼어 보지 않았어요. 원고와 배우자의 혼인 기간, 부정행위의 내용과 정도 및 기간, 그 부정행위가 부부 공동생활에 영향을 미친 정도, 부정행위 이후의 정황, 그리고 종전 합의금의 액수까지 모두 함께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이 사건에서는 1,5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됐습니다.
※ 1,500만 원은 이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종합해 나온 결과이며, 위자료 금액은 혼인 기간·부정행위의 정도·증거 등에 따라 사안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금액을 보장하는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 주세요.
여기서 꼭 기억하실 점이 있어요. 마음이 힘들어 얼떨결에 적은 금액으로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가 이후 추가 청구를 무조건 막아 버리는 빗장이 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종전 합의금은 ‘고려 요소 중 하나’로 반영될 뿐, 그 자체로 추가 위자료를 0원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 수 있거든요. 합의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리고 그 합의가 ‘앞으로의 행위까지 모두 정리한다’는 취지였는지 아니면 ‘그때까지의 일에 대한 것’이었는지는 합의서 문구와 정황으로 따져 보게 되는데, 이 해석이 결과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합의를 하실 때든, 합의 이후 재발을 마주하셨을 때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점의 사실관계를 어떻게 남겨 두느냐’입니다. 적은 금액으로 마무리하셨다고 해서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어떤 증거와 정황을 정리해 두느냐거든요.

3,000만 원 후 500만 원만 인정된 반대 사례
반대 사례도 있습니다 — 3,000만 원 받은 뒤 추가는 500만 원
그런데 정반대 결의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 의뢰인은 아내의 외도를 알고 곧바로 외도 상대방인 남성을 상대로 상간 소송을 제기했어요. 구체적인 증거가 충분히 제출된 덕분에 1차 소송에서 3,0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됐습니다.
이 사건도 앞선 사례처럼, 소송이 끝난 뒤에도 아내와 외도 상대방의 만남이 계속됐습니다. 다만 앞 사건과 다른 점은, 배우자가 집을 나가 외도 상대방의 집에서 상당 기간 머무를 정도로 부정행위의 정도가 매우 컸다는 것입니다. 소송 이후에도 부정행위가 상당했고, 혼인 관계는 사실상 파탄에 이른 상태였어요. 그래서 의뢰인은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에 ‘소송 이후의 부정행위’에 대해 다시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재판부는 앞선 소송에서 이미 3,000만 원이 인정된 사정을 고려해, 추가로는 500만 원의 위자료만 인정하는 화해권고결정을 했습니다. 보통 화해권고 금액은 재판부가 판결을 선고했을 때 정해질 금액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뢰인은 고심 끝에 500만 원을 지급받고 배우자와 이혼을 결정했습니다.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구분 | 사례 ① (각서·소액 합의 후 재발) | 사례 ② (1차 소송 후 재발) |
|---|---|---|
| 1차 정리 방식 | 합의금 100만 원 + 각서 | 소송으로 위자료 3,000만 원 |
| 재발 정황 | 블랙박스 통화·만남 약속 | 외도 상대방 집에 장기 체류 |
| 추가로 인정된 금액 | 위자료 1,500만 원(판결) | 추가 500만 원(화해권고) |
| 핵심 포인트 | 소액 합의가 추가 청구를 막지 않음 | 종전 고액 인정이 추가액에 영향 |
표에서 보시듯, 이미 받은 금액이 적었던 사례에서는 추가 위자료가 크게 인정됐고, 반대로 1차에서 큰 금액이 인정된 사례에서는 추가 인정액이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즉 ‘종전에 얼마를 받았는지’가 다음 판단의 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사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각서 쓰고 합의금까지 받았는데, 또 소송할 수 있나요?
합의·각서 이후에 이뤄진 부정행위는 그 시점까지의 합의와는 별개인 새로운 불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 다시 상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재발의 정황이 무엇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만나지 않고 통화만 했는데도 부정행위가 되나요?
부정행위는 성관계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정조의무에 어긋나는 부당한 관계의 형성·유지까지 폭넓게 보는 개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위 사건에서도 블랙박스 통화 내용을 근거로 부정행위가 인정됐습니다. 다만 통화의 구체적 내용과 정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합의금을 너무 적게 받았는데, 그러면 추가로는 못 받나요?
종전 합의금의 액수는 위자료 산정에서 고려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 그 자체로 추가 청구를 막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위 사건에서도 100만 원 합의가 있었지만 1,500만 원이 인정됐습니다. 다만 금액은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고,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다시 소송하면 위자료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나요?
1차에서 이미 큰 금액이 인정된 경우, 그 사정을 고려해 추가 인정액이 상대적으로 작게 정해진 사례가 있습니다(위 사례 ②의 추가 500만 원). 반대로 종전 금액이 적었던 경우 추가액이 크게 인정되기도 합니다. 결국 어느 방향일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화해권고결정은 판결과 금액 차이가 큰가요?
보통 화해권고 금액은 재판부가 판결을 선고했을 때 정해질 금액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수용 여부를 결정하시기 전에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