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상간소송을 많이 해 온 변호사가 오히려 소송을 말리는 3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혼인이 이미 파탄된 뒤 만난 경우, 증거가 심증뿐인 경우, 이겨도 집행이 어려운 경우입니다.
- 상간 위자료는 실무상 보통 1,000만 원~3,000만 원 선에서 정해지지만, 상대방에게 재산·소득이 없으면 승소해도 받아낼 돈이 없을 수 있습니다.
- 다만 상간 손해배상 채권은 회생·파산으로도 사라지지 않으므로, 외도 사실을 판결로 남기고 평생 권리를 행사하려는 목적이라면 소송의 실익이 있습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면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오히려 “솔직히 이 소송은 안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라고 말씀드려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홍민정 변호사가, 상간소송을 많이 해 온 변호사의 입장에서 오히려 소송을 말리게 되는 세 가지 경우를 정리합니다. 소송을 감정이 아니라 전략으로 판단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류상 부부여도 질 수 있습니다
첫째, 혼인이 이미 파탄된 뒤에 만난 경우
대법원은 2014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중요한 기준을 세웠습니다. 부부가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된 상태였다면, 그 뒤에 제3자가 배우자를 만났더라도 상대 배우자에 대한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 상담 사례를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남편과 5년 넘게 별거 중인 여성분이 오셨습니다. 서로 연락도 거의 없었고, 각자 산 지 오래됐으며, 이혼 서류 이야기까지 오간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남편에게 만나는 사람이 생긴 것을 알고 상간소송을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부부이니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저는 말렸습니다. 5년간의 별거, 완전히 끊긴 왕래, 이혼 논의의 정황까지 놓고 보면, 법원이 보기에 이 혼인은 그 만남 이전에 이미 파탄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건은 패소 가능성이 크고, 패소하면 상대방의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 전에는 반드시 ‘상간자와 배우자의 만남이 시작된 시점에 우리 부부는 어떤 상태였는가’를 먼저 따져 봐야 합니다.
느낌만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둘째, 증거가 심증뿐인 경우
“둘이 분명히 그렇고 그런 사이예요. 느낌이 와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배우자가 달라진 것을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은 언제나 배우자이니, 그 직감이 틀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재판은 느낌이 아니라 증거로 합니다.
단둘이 밥을 먹었다, 너무 자주 연락한다, 귀가가 늦다 — 이 정도로는 부정행위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애정 표현이 오간 메시지, 숙박 정황, 과도하게 반복된 만남의 기록처럼 부정한 관계를 추단할 수 있는 구체적 증거가 필요합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태로 소송부터 걸면 어떻게 될까요? 패소 위험이 큰 것은 물론이고, 소송을 당한 상간자와 배우자가 그때부터 증거를 지우고 입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오히려 증거 확보가 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소송을 서두르기보다, 적법한 방법으로 증거를 먼저 보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겨도 못 받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셋째, 이겨도 집행이 어려운 경우
상간 위자료는 실무상 보통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선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재산도 소득도 전혀 없다면 어떨까요? 판결문을 받아도 실제로 받아낼 돈이 없습니다. 승소해도 집행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소송에 들인 시간과 비용,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재판 동안의 감정 소모까지 생각하면 남는 것이 없는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라도, 외도 사실을 정확하게 판결로 남겨 두겠다거나 평생 압류·추심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 분명하다면 소송을 권해 드립니다. 상간소송으로 얻는 손해배상 청구권은 불법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회생이나 파산으로도 면책되지 않아 채권자가 계속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송 전 스스로 던질 세 가지 질문
소송을 결정하기 전, 이 세 가지를 자문해 보세요
준비서면이 오갈 때마다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되고, 상대방은 방어를 위해 부부의 치부까지 들춰냅니다. “이미 부부 관계가 식어 있었다”, “가정에 소홀했던 쪽은 원고다” 같은 주장도 모두 견뎌야 합니다. 변호사 입장에서 사건을 수임하면 수익이 되지만, 그럼에도 말리는 것은 소송이 끝난 뒤 의뢰인이 더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간소송을 고민 중이라면 이 세 가지에 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외도가 있을 때 우리 혼인은 제대로 살아 있었는가? 내 손에 든 것은 증거인가, 심증인가? 이 소송에서 이기면 나는 무엇을 얻는가? 답이 명확하다면 소송을 주저할 이유가 없고, 답을 내리기 어렵다면 그때야말로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별거 중에 생긴 배우자의 상대방에게도 상간소송을 할 수 있나요?
혼인이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는지가 관건입니다. 단순 별거만으로 혼인이 파탄된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별거에 왕래 단절, 이혼 논의 등 파탄으로 볼 사정이 쌓여 있었다면 그 이후의 만남은 불법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심증만 있고 확실한 증거가 없는데 소송부터 하면 안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태로 소송을 시작하면 패소 위험이 클 뿐 아니라, 상대방이 증거를 없애고 진술을 맞추어 오히려 확보가 더 어려워집니다. 먼저 적법한 방법으로 증거를 보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상대방이 재산이 없으면 소송은 무의미한가요?
당장 받아낼 돈이 없다는 점에서는 실익이 적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간 위자료 채권은 회생·파산으로도 면책되지 않아, 판결을 받아 두면 상대방의 경제활동이 회복되는 시점에 장기간 추심이 가능합니다.
상간 위자료는 보통 얼마 정도인가요?
사안마다 다르지만 실무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선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인 기간, 부정행위의 정도와 기간, 자녀 유무 등 여러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소송을 할지 말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혼인의 파탄 여부, 확보한 증거의 수준, 승소 시 실익을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해 대응 방향을 세우시길 권합니다.